사진:  이재명 성남시장 연합뉴스

 

 

 

성남시는 내년부터 성남에 만 3년 이상 거주한 19~24세의 청년들에게 분기당 25만원 씩 연간 100만원의 지원금을 주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924일 성남시는 관련 조례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복지부에 정책 도입협의를 요청했다. 2016년엔 24세 청년들에게 지급하기만 했고, 소요 예산은 113억 원이다. 1-2개 연령 외에 추가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참여가 필요해 이 정책의 채택안을 요청한 것이다. 성남시는 청년들이 돈을 성남 지역 내에서만 쓸 수 있게 전자화폐 형태로 지급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65세 이상에게 월 20만원씩 주는 기초연금이 노인 세대의 과거 기여에 대한 후()배당이라면 청년 배당금은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선()투자"라고 했다. 청년배당 정책은 우리나라 최초로 기본소득 정책을 도입하는 최초의 사례다. 일종의 기본소득으로, 복지사업처럼 소득 수준이나 경제적 지위에 따른 차등 없이 지급된다. 한 신문은 사설을 통해 복지는 늘려가야 하지만 재정이 충분하지 못하다. 어떤 복지가 정말 시급한 것이고, 진짜 절실한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배분해야 한다. 취업을 돕고 싶다면 청년층을 상대로 취업 정보 제공, 전문적 직업교육, 인턴직 마련에 힘쓰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며 이는 포퓰리즘 정책이자 세금을 사용해 유권자를 매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지금부터 논란이 이루어진 배경과 쟁점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1) 청년배당, 포퓰리즘인가?

성남시의 정책에 대해 가장 큰 비난은 포퓰리즘이자 헬리콥터 머니라는 것이다. 성남시는 재정자립도가 서울 강남·서초·중구, 경기 화성시에 이어 5위인 부자 지자체이다. 세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시장이 개인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것처럼 헬리콥터에서 살포하듯 하겠다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많다. 청년층을 매수하기 위한 선거 전략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포퓰리즘은 혜택 받는 집단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지만, 부담은 전체 유권자에게 분산되기 때문에 비판과 반대 목소리는 집결되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해 세금으로 유권자를 매수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어떤 복지든 미래 성장을 해친다면 문제가 된다.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복지는 후에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적절한 복지정책은 성장의 기반을 다지지만, 부적절하고 근시안적인 정책은 미래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원의 희소성을 고민해 예산제약하의 최적화를 이루는 정책을 사용해야한다. 이를 위해 정책목표의 우선순위와 정책수단의 적합성을 따져야한다. 성남시가 청년취업문제가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했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청년할당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면 이는 문제될 것이 없다. 한정된 예산으로 어떤 사업에 치중할지 결정하는 것은 정부 혹은 지자체 목표의 비중설정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더하여 중요한 것은 주어진 목표에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현재 성남시는 일자리센터가 구직자의 취업상담, 교육, 알선을 하며 능동적으로 취업을 지원하며 3년 연속 도내 최고 취업자수를 유지하고 있다. 계층별, 대상별로 4~5주의 맞춤형 취업 교육은 물론 참여 수당을 주고 지원과 개인별 적성에 맞는 기업체도 발굴해 상담사가 동행 면접을 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며 대규모 취업박람회를 8차례나 열어왔다. 청년취업을 위해 취업 정보 제공, 전문적 직업교육, 인턴직 마련에 힘쓰라고 말하지만 이미 잘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며, 하나의 목표에 하나의 수단만 있으리라는 법은 없다. 다양한 정책조합을 사용할 때에 더욱 목표를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을 때도 많다. 직업 교육과 청년 배당금이 청년취업이라는 목표를 이뤄나가는 데에 도움이 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2) 청년배당정책은 어떤 효과를 낳을까.

많은 사람들은 이번 예산이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것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비교로 정책의 실효성을 따지기엔 어려운 문제다. 정책을 시행하는 데에 있어 비용과 편익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으로 인해 드는 비용은 관련 예산과 그 예산에 대한 기회비용이다. 그 예산으로 다른 곳에 예산을 사용했을 때의 기회비용을 면면히 따져야한다. 반면 그에 대한 편익은 이로 인해 아낄 수 있었던 취업준비생 청년들의 시간이다. 그 시간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었거나 취업준비에 도움을 받았다면 그것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이번 예산 지급은 성남시에서만 유통되는 지역화폐로 지급되었기 때문에 지방 경제 활성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정책에 대해 성남시가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되거나 많은 사람이 선호하게 되는 것 같은 긍정적인 반향이 일어 집값이 오르는 등의 capitalization도 정책에 대한 편익으로 들 수 있다. 같은 세금을 내는데 혜택이 많다면 사람들의 선호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단지 세금을 내는 비용만 따질 것이 아니라 이어진 효과에 대한 계산도 필요하다. 단지 정책에 들어간 예산과 당장에 정책의 시행효과가 있느냐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명목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 그리고 효과를 비교하며 어떤 것이 더 큰지 따져야 할 것이다.

 

3) 다른 시의 시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냐.

성남시의 이번 청년 배당으로 다른 지역의 청년들이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이는 분권화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다. 지방정부가 나누어지는 것의 장점은 지역주민의 취향에 부합하는 공공재를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정부간 경쟁하며, 서로 더 나은 지방정부를 향해 갈 수도 있고, 지방재 조달에 있어서 실험을 해볼 수도 있다. 한 지방정부가 시행해서 성공을 하면, 다른 지방정부가 따라가는 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지방정부의 격차가 생겨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이유로 정책을 막으면 안 된다. 물론, 중앙정부에게 과도한 보조금을 요청하거나, 빚이 많아진다면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복지를 이유로 빚을 지는 것은 국가를 망가지게 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남시의 자금과 연결지어서 봐야할 지점이다. 현재 성남시의 자금은 탄탄하다. 성남시의 재정자립도는 56.18%로 경기도 내에서 화성시(59.1%) 다음으로 높은 상태다. 하지만, 한순간의 인기를 위해 탄탄한 재정을 모두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재정 유지와 복지정책의 균형이 필요하다.

 

4) 청년 모두에게 지급되어야 하나?

성남시는 19~24세 청년에게 소득이나 취업 여부 관계없이 분기당 성남 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25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배당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재산이나 노동여부와 관련 없이 모든 청년들에게 지급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있다.

이는 기본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기본소득은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재산, 소득, 노동 여부,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을 의미한다. 산업화가 고도화하면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기술의 발달로 노동력 수요가 줄어들면서 일자리 부족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지급해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이루어진 것이다. 기본소득은 복지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심사수급 과정에서 생기는 빈곤의 낙인과 수치심 유발을 없앤다는 것, 급여 수급을 위한 노동 회피를 없앨 수 있다는 것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것은 효율과 형평에 대해 어떤 것을 더 중시 여기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각각 다르게 생각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원 대상을 일일이 찾아내야 한다면 선별복지를 위한 조직이 필요하고 인력비용이 늘어나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어떤 것이 편익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드는지는 따져보아야 할 문제다.

 

 

 

                                                        사진: 이재명 성남시장 헤럴드경제

 

 

 

사실 여러 가지 문제에 맞부딪혀 성남시장의 청년배당제의 시행은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예산을 가지고 정책을 논하려면 단순한 수치 몇 개에 큰 의미를 두고 시행해야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논하면 안된다. 폭넓게 보고, 예산안에 나타나지 않은 기회비용이 무엇인지, 이로 인해 더 얻을 수 있는 파급효과는 무엇인지 다 따질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이번 청년배당제는 시행된다고 해도 일회성으로 그칠 경우 예산 낭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장기적으로 청년의 권익증진과 사회적 자본의 축적으로 연결될 수 있어야 정책의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연합뉴스_성남시, 모든 청년에게 수당 주는 '청년배당'..입법예고

http://media.daum.net/society/all/newsview?newsid=20150929195756533

 

한겨레 21_모든 청년에게 월 10만원을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50825171006532

 

한국일보_“청년배당, 청년세대에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http://www.hankookilbo.com/v/def29d198abe44d4ac97a7669b13a3bd

 

조선일보_청년들에 연 100만 원 살포, 해도 너무하는 성남시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0/04/2015100402545.html

 

http://www.kce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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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첫날의 일기  (0) 2015.10.04


  


 



   언제 더웠냐는 듯이 쌀쌀해진 날이다. 10월이 시작하기가 무섭게 칼바람이 부는 걸 보니진짜 가을이긴 한가보다사실 나는 가을을 굉장히 좋아했던 사람이다가을에 맞는 쌀쌀한 바람도 좋았고높은 하늘도한 조각 떠 있는 구름도 좋았다무엇보다 생일이 다가온다는 사실이 나를 더 즐겁게 만들었었다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되는 듯한 그 기분은 가을을 기다리게 했었다.


  그토록 좋아하던 가을이 싫어진 건 고3 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내 생일도 정신없이 지나가는 하루 중 하나라는 걸 깨달았을 즈음이다. 교정에 은행이 떨어지고 나뭇잎이 지면 수능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체득한 결과, 가을이 온 것을 느낌과 동시에 내가 어딘가에 던져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푸르던 잎이 노랗게 변하는 은행나무를 보고 있자면, 준비되지 않은 나 자신이 더욱 초라해졌다. 사람들은 늘 나를 보며 실전에 강한 아이라며 걱정이 없다고 했지만, 수많은 걱정과 근심을 품고 울며 자는 날이 수 없었다.


  5년이 지나, 다시 은행나무 잎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다시 사회에 내던져질 준비를 하고 있으니 문득 피하고 싶었던 고등학생 때의 가을이 생각났다. 계절이 바뀌는 것에 늘 기쁨의 탄성을 내지르던 지난 사 년과는 달리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나의 인생을 걱정하며 시간이 가지 않길 기도했다. 날을 새며 자기소개서를 쓰고 고치는데도 채워지지 않는 칸을 보며 그간의 삶에 의구심을 느꼈다. 분명히 부족하지 않을 만큼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건만, 나는 뭘 해왔는지, 뭘 하고 싶은지조차 말할 수 없었다.

 

  그간의 날들보다 훨씬 쌀쌀한 오늘, 나는 고등학생 때처럼 쓸쓸한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우는 내 곁에서 말없이 함께 걸어주던 친구가 있던 그때와는 달리 홀로 밤길을 걸어야 했다. 명단에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글자를 한동안 바라보고 나니, 내 삶을 부정당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이 문젤까 고민해봐도, 주변 사람들에게 위로를 청해봐도 뻥 뚫린 듯한 마음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괜찮아'라는 말로도 '이게 부족했어'라는 충고로도 마음을 다잡을 수 없는 것을 보니, 오늘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날인가 보다. 오늘을 마음껏 슬퍼하고 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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