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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총선 광고를 복기하다.2020 총선 광고를 복기하다.

Posted at 2020. 4. 12. 18:09 | Posted in 이권훈의 [글월 올립니다]

 

 

총선이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투표율이 26.7%를 기록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음을 방증하였습니다. 전체 투표율을 봐야 알겠지만, 투표율이 높아진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유권자가 정치효능감이 높아짐으로써,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아니면 이와는 반대로 반대 여론이 결집한 것도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두 이유는 모두 상충되지만, 결과적으론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하여, 많은 정당이 선거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선거법에는 비례대표를 등록한 정당만 광고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미래통합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의 명의로 광고가 나왔죠. 그런데 광고가 매우 뻔하고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총선 광고와 비교해보았습니다.

 

 


 

# 복기  :  공수만 바뀌어버린 양당

 

 

 

바꿔야 미래가 있다. (미래한국당, 2020)
절망의 레드오션을 희망의 블루오션으로 (더불어민주당, 2016)

 

 

 심판 프레임은 질리도록 많이 본 프레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2016년 민주당 광고와 비교하였습니다. 이처럼 야당 포지션에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약점을 잡아서 유리한 쪽으로 설득하려 합니다. 당연한 전략이지만 한편으로 뻔한 전략입니다. 전에도 네거티브의 효능에 대해서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네거티브는 일시적이며, 나아가 정치효능감을 저해하는 ‘자충수’입니다. 더욱이 이런 사안에서 자신과 교묘히 분리하여, 이야기한 것도 유권자의 입장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입니다.

 

 

 

문재인과 더불어시민당은 같은 말입니다.(민주당, 2020)

 

  더불어시민당의 광고에 있어서는 사실 중요한 것이 빠져 있습니다. 설득이 없습니다. 일말의 고민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미 4년 전 촛불을 다시 사용하였고, 유권자가 빠지고 그 자리에 대통령을 세웠습니다. 물론 촛불의 의의도 중요하고, 대통령의 국정운영 또한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나 시국에 대한 고민은 다 차치하고,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걸 보는 유권자는 뭐라고 생각할까요? 누구는 수긍할 수도 있겠으나, 지지하지 않는 이들에겐 오만한 발상이라고 보일 수 있습니다.

 

 

거대 양당의 광고를 보면서, 실망이 컸습니다. 유권자를 위한 설득이라기보단, 정당과 정당 간의 싸움이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보였습니다. 시간은 지났을지언정 아직도 정치광고는 2016년의 상황에서 진보한 면모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양당 모두 누군가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에 더욱 방점이 찍혀있었습니다. 정치를 유권자에게 팔려한다면, 그들의 말에서 카피를 찾고 컨셉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 기보  :  2008

 

 

유권자는 자신의 고민을 알아주는 후보나 정당에 투표합니다. 정당은 그런 고민을 해결해주겠다는 공약으로 설득합니다. 그 설득의 문장은 쉽고 명쾌해야 합니다. 긴가민가한 카피는 상대 진영에게 기회를 뺏기게 됩니다.

 

 

서민에겐 고등어가 경제입니다. (한나라당, 2008)

 

2008년 총선에서 집행한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광고입니다. 당시 한나라당은 여당이 된 첫 해, 그것도 정권이 출범한 지 2달 만에 실시한 선거였기 때문에 지지도가 높은 상태였습니다.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집행한 광고였지만, 나름 노력한 광고였습니다.

(실제 집행한 정책과는 정말 많은 괴리감이 있었지만) 권위적인 모습이나 친 기득권적인 모습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모습을 피력하기 위해서 노력하였습니다.

 

 

물론 저 광고 전략이 정답은 아닙니다. 이와 관련한 국내 논문이 있는데요. 논문(박병준 1990 : 208~209)에서는 성공적인 이미지 전제와 조건 중의 하나로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에 심리적 연대가 이뤄지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대신 그 이미지가 자연스러우면서 일관되어야 하는데, 단기간에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후보자는 4년 만에 나오지만, 유권자는 4년 동안 본 것으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오래 쌓인 생각과 태도의 집합체가 이미지이고, 이를 토대로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 대국 : 3일 후 그리고 그 후

 

35개 정당이 이번 총선에 나왔지만, 관심을 받는 정당은 그리 많지 않아보입니다. (ⓒ KBS 뉴스)

 

결국 여당은 정권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고, 야당은 정권 심판을 내세웠습니다. 광고만 놓고 본다면, 선거는 심판의 역할만 수행할 뿐, 그 이상의 역할은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소수정당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오히려 주목받는 것은 두 당과 위성정당 뿐입니다.

 

 

유권자를 소비자라고 친다면, 이번 선거광고는 소비자의 니즈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광고입니다. 이치에 맞지도 않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다음 선거 광고에서는 유권자가, 혹은 능력이나 탁월성에 중심을 맞춘 광고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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