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핵? 선한 악마?

새해가 밝은지 보름이 지났다. 새해 소망과 다짐이 아직 채 식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우리 사회분위기는 냉랭한 듯하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남북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대북제재에 대한 뉴스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며, 우리 정부 또한 대북방송을 하는 등 새해부터 남북관계에 희망은커녕 더욱 어수선한 분위기와 불필요한 긴장감만이 맴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총선을 앞두고 위안부문제 등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어수선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우선 남북관계에 대해서 먼저 글을 쓰고자 한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군인들은 외출과 외박이 통제되는 등 지난해 8월 이후 또다시 비슷한 남북간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국제사회는 대북제재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며칠 전 여당 원내대표가 우리 또한 자위권 차원에서의 핵을 만들어야 한다며 평화의 핵을 주장하는 한편 일부에서는 핵무기와 사드 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야당에서는 일부 비판에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 상황이다.

                                              <출처 : 네이버>

이와 같이 아직도 핵과 같은 무력적인 힘으로 안보가 굳건히 지켜지고 평화를 찾을 수 있다고 보는 시각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분단국가에서의 국방력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평화의 핵이라는 것이 가능한 이야기인가?”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선한 악마, 악한 천사란 말이 맞지 않듯이 평화와 핵은 공존이 가능하지 않은, 굉장히 모순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핵,무기라는 것은 그 자체로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그 근본적인 목적은 누군가를 굴복시키고, 무언가를 파괴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무기를 생산하고 전쟁을 함으로써 서로 지속적인 갈등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평화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멸하는 길일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핵과 같은 무기를 만들어서 전쟁을 사전에 억제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맞는 이야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평화가 아니라 서로 등을 돌리는 냉소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들이 안보라는 문제에 있어서 힘을 이야기하고, 맞서서 무력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들에 환호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분위기를 잘 이용하는 것이 정치인들일 것이다. 몇 일전 여당 원내대표와 같이 핵무장을 이야기 하면 분명 그런 주장에 대해서 동의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올바른 정책이고 지켜야 할 가치관인지 냉철하게 판단해 보아야 한다. 북한이 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을 개발하려고 하는가? 그것은 아마도 강력한 힘을 넘어서 그것이 자신들의 안보와 평화를 지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현재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서로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그런데 일부 우리 정치인 및 시민사회는 핵무장을 주장하는 등 북한과 같은 모습을 보이려 하는데 이것은 매우 옳지 못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사이에 싸움을 부추기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이것은 정책도, 가치관도 아닌, 단순한 인간의 근본적인 성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일부 이러한 생각이 마치 하나의 올바른 정책처럼 또는 정당한 이론처럼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정도에 따라서 누군가의 애국심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반대로 평화를 불러오는 것, 어떤 대상간의 화해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오랜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사이에서 많은 고민과 서로의 이해관계에서 비로소 나오는 것이기에 진정한 안보, 평화란 쉽게 얻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평화를 이야기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적대시하는 마음을 비추지 않는 사람이나 정치인들은 오히려 정책이 없다는 평가와 더해서 사상적인 의심을 받고 정치적으로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전부터 수도 없이 이야기되고 있는 문제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과연 진정한 안보와 평화는 어디서 오는가? 정말 우리도 맞서서 핵을 만들고 무력이나 정치적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것이 한반도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 평화의 핵이라는 것이 이치에 맞는 말인지 필자는 여전히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한반도의 평화의 문제는 더 이상은 남과북의 문제만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문제, 더 나아가 세계의 중요한 해결과제 중 하나가 된 만큼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는 무력이나 정치적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진정한 평화로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는 자세가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안 쏘는 탱크는 없다. 탱크는 쏘자고 만드는 거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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