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이라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현재가 아닌 그 언젠가의 어떤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일까, 홀로 멍하니 두 눈의 초점을 잃은 채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그 어떤 상태적인 상태일까. 아님 지극한 외로움이 엄습한 가운데서의 무작정 느끼고 싶은, 감정일까. 이렇듯 몽환적이라는 단어는 내 멋대로, 내 방식대로 하나의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감성 다의어’이다. 그리고 이 가수의 노래를 들을 때 나는 몽환적이 된다.

 

사비나 앤 드론즈. 개인적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1인으로써, 장르의 구애를 받지도 편애를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음악을 통한 몽환성은 대체로 인디가수들을 통해 많이 느낀다. (참고로 나는 홍대도, 인디밴드들도, 전문적으로 알지 못한다.) 약간은 답답해보이는 소극장에 안개처럼 나풀대는 먼지들을 위한 것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내리쬐는 조명하나. 그리고 외로이 걸터앉을 수 있는 의자 하나. 그 공간을 채우는 어느 여자의 목소리. 나의 몽환적 느낌의 상상의 나래는 보통 이런 분위기와 배경 속에서 채워진다. 그리고 이 가수의 노래를 듣는 순간 ‘역시’ 그랬다.

 

(출처 네이버)

그녀의 본명은 최민영이란다. 사비나는 그녀의 예명일 것이고, 드론즈는 공명이라해서 울려퍼짐의 뜻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울려 퍼지는 삶의 이야기정도라고 해야 할까. 응급실 간호사 출신이라는 그녀는 노래에서 그렇듯 ‘외로움’에 대한 감정을 많이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속에 혼자인 것 같은 이유를, lover 외로운 그대여 할 수 있는 것은..내 가시덤불 속에 그 속에 누군가를 가두는 것 뿐”
어느 발라드의 듣기 좋은 말처럼 흔해 보일 수 있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통하는 순간 몽환성의 바다 안에 그저 넋 놓은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몽환성은 누군가에게는 황홀감으로 누군가에게는 외로움 가득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이 노래, 그 외로움 속에서도 공유하고 싶은 아이러니함을 느끼게 하는 그런 곡이다. 언젠가 저 멀리 남미에 출장을 가게 되었을 때, 그 곳에 살고 있는 교포에게 ‘Stay'란 곡을 들려준 적이 있다. 전주에서부터 시작되는 잔잔함 속에서 그녀의 에코 꽉 찬 목소리. 그런데 그 와중에 전해지는 아이러니한 속삭임의 느낌. 그 친구는 술에도 취해있었지만, 그녀의 목소리에, 그 음악에 취해 황홀해 하던 기억이 있다. 반면 나는 무엇인가 알수 없는 타지에서의 외로움에 눈물이 날 것 같았던 경험이 있다.

(출처 다음)

(출처 다음)

그녀는 지금도 말하는 거 같다. 기름기 하나 없이, 담백하고 담담하게. 그리고 어느새인가 몽환적인 느낌의 개념을 넘어 나의 삶을, 나의 외로움을 위로해주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위로가 아니라 외로움은 외로움으로써 충분히 느끼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근심과 걱정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 외로움에 사무쳐 있는 그대들, 별빛 가득한 하늘 보며 어제의 미래였던 오늘을, 내일의 미래인 오늘을 꼽십고 싶은 이들, 조용히 그녀의 목소리에 귀기기울여 보자. 그녀가 전해줄 것이다.

“there's nothing anymore. just stayed enough to pick up the day has g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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