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집약체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생각은 다 다르겠습니다만, 저는 신용카드라고 생각합니다. 현물 간의 거래에서, 돈의 거래로, 그리고 이제는 보이지 않는 돈의 거래를 하는 시대를 작은 플라스틱 카드 하나로 가능해진 것입니다. 카드로 거래가 간편해졌습니다. 여기에 어떤 카드는 할인 및 적립혜택을 준다고 합니다. 자연스레 카드는 소비의 화수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최근까지 카드 광고는 사용자의 소비를 권했습니다. 그 ‘화수분’과 같은 소비를 한다면 자신의 카드로 하라는 것입니다. 그 카드가 소비자 머리에 계속 남기 위해, 카드사는 다른 광고보다 경쟁이 치열합니다. 외환위기를 이기고 난 2001년, 2002년은 카드사의 전성기였습니다. 위축되었던 소비심리가 기지개를 핌으로써, 카드사에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그때부터 카드 광고는 화려하게 또는 참신하게 소비자의 지름신을 가져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는데요. 그 가운데서 BC카드와 LG카드, 현대카드 그리고 삼성카드의 광고 전쟁입니다.


BC카드 - 소비자의 부가 곧 나의 부


여러분, 부자 되세요 (2001, 비씨카드)

해맑습니다. 광고가 시종일관 담백합니다. 보는 사람들에게 모두 부자 되라고 하니 싫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일본 북해도의 설경까지 더하니 순수하게 ‘부자 되라는’ 해맑음은 더 배가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광고에도 계산이 있습니다. 앞서 한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레 만드는 사람이 수레를 만들면 남이 부귀해지기를 바라고,
목수가 널을 만들면 사람이 일찍 죽기를 바란다.


목수가 정말 악독해서 사람 죽기만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수레 파는 사람은 착해서 남이 부귀해지길 바라기보다는 모두 자신의 이익이 되는 일이기 때문에 그러길 바라는 거겠죠. 저는 카드 광고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많이 벌면, 소비도 늘어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카드를 긁을 일이 많을 테니, 결국 카드 회사는 소비자가 부자가 되길 바라는 것입니다. 카드회사가 마음씨가 순수해서 공연히 부자 되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카드회사가 소비자에게 거는 기대와 바람이 깔린 것이죠. 광고가 나왔던 시대적 배경도 한몫했습니다. 2001년, 외환위기를 어렵사리 헤치고 나올 때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다시는 돈 걱정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시절입니다. 그 어려운 시절을 지나고 나니, 사람들은 부자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습니다. 작게나마 혹은 간절히 돈이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신념이 강해진 그 시기에, 광고는 그 시대의 바람을 잘 알고 그것을 긁어주었던 것입니다. 소비자와 시대 모두를 잘 파악한 좋은 광고였다고 생각합니다.


LG카드 - ‘브랜드 카리스마’

BC카드에 이어 등장한 나온 광고입니다. 당대 톱스타 이영애가 등장합니다. 역시 모델의 특성을 잘 살린 광고입니다. 화려하고 우아한 취미와 일상들이 차례로 나열되어 등장합니다. (알바쟁이인 저에겐 꿈도 못 꿀 일상이네요ㅠ) 그런 장면 중에 이영애는 딱 한마디만 남깁니다.


난 LG카드만 써요(2002, LG카드)


 앞서 말씀드린 특징들이 모두 있는 카드 광고입니다. 얼마만큼 ‘지름신’을 불러오게 할지 고민을 많이 한 광고인 것 같습니다. ‘소비’라는 욕구를 많이 소구한 점이 눈에 띕니다. 모델 이영애처럼 즐기면서 화려하게 사는 장면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주목할 점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선, 그 우아함과 고급에 대한 이미지를 브랜드와 연결하는 것입니다.
모델의 ‘난 LG카드만 써요’라는 멘트로 브랜드에 프레스티지(prestige)를 붙이는 것입니다. 광고학에선 이를 ‘브랜드 카리스마’라고 합니다.  LG카드만 써요라는 카피로, 사용자에게 LG카드가 당신의 프리미엄이자 자부심으로 느끼게 브랜드를 고급화시키는 전략인 것입니다. 소비의 어필, 동시에 자사의 브랜드의 고급화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 광고였습니다. 몇 년 뒤 자금난으로 신한카드와 합병되었지만, LG카드는 이 광고의 여파였는지 모르겠지만, 2007년까지 가입자 수 1,000만을 돌파한 거대한 카드사로 군림했었습니다. 천만인의 사용자들에게 프리미엄을 전달한 것만으로도 브랜드 충성심까지 높일 수 있는 광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현대카드 - 공격이 최선의 방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2002, 현대카드)

마케팅에서 1등과 2등의 전략은 달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1등 기업은 자사 브랜드의 1위를 강조합니다. 우수함을 강조하거나 그 브랜드가 “당연하다”는 익숙함을 소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 많은 곳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식의 카피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래서 광고도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안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2등은 달라야 합니다. 1등처럼 안정적인 여유를 부렸다간 2등마저도 빼앗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파격적이고 공격적입니다. 1등을 흔들만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내놓아야 합니다. 판을 새로 짜는 1등을 향한 승부수를 던지는 것입니다.
2002년, 현대카드는 업계에서 우위가 아니었습니다. 한 해 1,000억 원의 적자와 시장 점유율은 고작 1.8%였습니다. 따라서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현대카드는 그 공격의 시작을 광고로 잡았습니다. ‘떠나라’라는 명령조의 카피, 그다음 이어지는 탁 트인 자유함은 외환위기를 겪고 온 이들에게, 이제는 좀 쉬고 싶다, 떠나고 싶다라는 욕구를 건든 것입니다. 질질끌지 않고 할말만 건넨, 정수만 짚은 광고라고 생각됩니다.

현대카드는 공격적인 메시지로 계속 접근해오고 있습니다. 2005년 시리즈 광고 ‘아버지는 말하셨지~ 그걸 가져라~’는 한때 유행어가 되었죠. 최근에는 'make break make'라는 혁신적인 마케팅을 폈는데요. ‘옆길로새’(흰 앵무새가 랩을 하는게 인상적입니다. 중독성있더라구요)라는 온라인 광고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카드의 파격적인 광고는 TV가 아닌, 더 큰 판에 있었습니다.

'Super Concert' -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



2007년 비욘세, 2009년 플라시도 도밍고, 2012년 에미넴, 그리고 지난 2일에는 폴 메카트니까지 초청한 콘서트. 또한 페더러와 나달의 ‘슈퍼매치’, 피겨 갈라쇼(Super class on ice), 팀버튼 전 등 좀처럼 볼 수 없는 경기. 모두 현대카드가 주관한 경기들입니다. 규모를 보니 정말 압도적입니다. 현대카드 단독으로 진행하여, 이제 8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문화 사업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땡큐’겠지만, 다소 의아스러울 것입니다.
‘폴 메카트니 불러오는데 최소 몇십억일 텐데, 현대카드는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 남는 게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텐데요. 현대카드 대표 정태영 사장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슈퍼콘서트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
반적인 광고로 기업이미지를 지금 수준까지 올리려고 했다면
이보다 몇 배의 비용이 필요했을 겁니다.
슈퍼콘서트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투자로 봐야 합니다.”


브랜드 자산이란 것이 있습니다. 똑같은 제품이지만, 그 브랜드 이름을 부착함으로써 얻는 효과를 계산한 것입니다. 브랜드 이름만으로도 기업의 자산이자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카드는 상품 자체보다 브랜드 자산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것도 단순히 TV에서가 아닌, 더 큰 타깃을 보았습니다. ‘현대카드’라는 이름 네 글자만으로도 갖는 힘에 주목한 것이죠. 이 사업은 분명 상당한 금액이 지출됩니다. 그렇다고 또 바로 고객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대중들이 “야, 현대카드는 정말 다르구나.”라는 연상입니다. 그냥 장사치의 인식이 아닌, ‘다르다’라는 인식 말입니다. 그 인식이 기업의 이미지를 뒷받침하고, 점차 저변으로 확산된다면 그 기업은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삼성카드 - 실용주의, 고객을 생각하다

여태까지 카드 광고는 계속 ‘소비 권장’ 광고였습니다. 우리 카드로 사면 할인이 된다, 포인트가 적립된다 등등 고객 끌어모으기에 바빴습니다. BC카드 부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소비를 많이 할수록 카드사의 수익은 늘어나니까 적극 권장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2013년 삼성카드는 다소 희한한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7초만 생각해보세요.’라는 카피가 많이들 귀에 익으실 겁니다. 


당신에게 참 실용적인 삼성카드 (삼성카드, 2013)

2013년부터 작년까지 삼성카드는 ‘실용주의’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당신에게 꼭 필요한지 생각해보라는 멘트가 저는 꽤 대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드로 결제를 많이 해야 수익이 생길 텐데, 넌센스한 광고가 아니었을지 말입니다. 그래도 광고는 광고입니다. 그만한 이득이 있으니 당당히 고객의 편에 섰다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었습니다. 광고 말미에, 카드 7개를 보셨나요? 광고 당시에 출시한 ‘숫자카드’입니다. 총 7종류로 출시되어, 소비자 성향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7초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꼭 필요한 것만 사라는 의미도 다시 생각해볼 만합니다. 당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사듯, 카드도 당신에게 딱 맞는 카드를 사는 것, 다시 말해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같은 조건이면 합리적인 것, 실용적인 것을 판단하고 구매하는 것이 본능입니다. 시대가 지나, 정보가 다양해집니다. 그럴수록 소비자는 화려한 포장보다 더 실용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이 갈수록 용이해지고 있습니다. 삼성은 그래서 기능이 어떤지에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소비자의 욕구만 건든 것입니다. 그리고 절묘하게 상품으로 이어집니다. 7초와 7개의 숫자카드,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올해, 유해진과 이나영씨가 모델로 나오는 광고또한 실용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광고입니다. 경제적인 실용주의가 이제는 간편하고 즐겁다라는 이미지를 더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많이 회자되던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라는 유행어를 광고에 딱 들어맞게 넣은 것 같습니다.)


즐기자, 실용(2015, 삼성카드)

 

카드 광고를 훑다보면, 말이 어떻든 답은 하나입니다. 소비자의 지름신을 뺏기 위한 싸움입니다. 지름신을 모셔가기 위해 카드 광고는 오늘도 '지름신'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추파를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광고에는 화려한 장면이 많았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일상에 주목하는 것이 카드 광고의 트렌드인듯 합니다.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앞으로 많은 광고가 우리 일상에 주목할 것입니다.
일상에서 익히 겪는 한 부분이 화려한 어필보다 더 강렬하고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일관성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요? 아마 ‘우직하다.’, ‘한결같다.’ 등등 긍정적인 이미지로 연결될 겁니다. 사람도 일관성 있는 사람이 더 신뢰가 가기 마련이죠. 제품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가 오랫동안 그 자리 그 모습에 있다면, 신뢰도 갈뿐더러 오랜 친구마냥 정이 생기기까지 합니다. 브랜드 자체가 ‘일관적인’ 이미지를 어필하는 것도 있지만, 오늘은 ‘하나로만 죽 밀고 가는’ 브랜드 광고에 대해 말할까 합니다.

2011년, 다소 특이한 광고가 있었습니다. 다들 아시는 LG사의 ‘엘라스틴’ 샴푸 광고였는데요. 하지만 그 광고의 주인공은 샴푸가 아니라 전지현이었습니다. 이 광고만큼은 브랜드 홍보 목적이 아닌, 모델 전지현에 헌정 광고였다고 합니다. 11년 동안 전지현은 엘라스틴 광고 모델로 진행했습니다. “엘라스틴 했어요‘라는 카피는 엄청난 유명세를 타지는 않았지만, 전지현의 고급적인 이미지와 잘 어울려 브랜드 포지셔닝 구축에 일조하였죠. 그래서 LG사는 고마운 마음으로 떠나는 전지현만의 광고를 제작하게 됩니다. 비즈니스와 이해관계를 떠나 대단한 의리라고 생각되는 사건이었습니다.

 

 


이렇게 장기간 같은 모델을 쓰거나, 더 나아가 일관된 캠페인을 집행하는 일은 요즘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트렌드가 변하는 시대에 우직함은 무모한 시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 변하는 고객의 니즈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광고의 숙명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그 우직함을 계속 보고 싶습니다.

일관성의 사례로 먼저, ‘다시다’를 들 수 있겠습니다. 시장 점유율 80%, 10년간 매해 2만 5천 톤이 생산될 정도로 굳건히 하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다시다 앞에 붙는 수식어가 있죠. ‘고향의 맛 다시다’라는 카피인데, 지금 어린 친구들은 기억을 못 할 것이고, 저도 이 광고를 보기 전까지도 어슴푸레 기억만 있었습니다. 광고는 주로 농촌을 배경으로 하였다가, 이내 장소를 불문하고 전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다시다는 자연과 잘 어울리는 우리네 고향의 맛이라는 것을 어필하려 했나 봅니다. 모델로는 김혜자 선생님이 거의 매번 요리하는 모습이 나오고는 먹음직한 요리에 다시다를 뿌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 나오는 멘트는 지금의 광고에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 이 맛이야’ (1987, 제일제당) 


1987년부터 시작한 고향의 맛 다시다2000년까지 진행됩니다. 무려 13년간 진행되었는데요. 오랜 시간 동안 김혜자 선생이 나옴으로써, ‘어미니모델로 잘 각인이 됩니다. 손수 요리를 준비하는 우리의 어머니의 모습과 닮았기에, 그리고 당시 세대에게는 자랐던 고향에서의 손맛, 특유의 정취를 자극하는 것입니다. 광고에서, 기능이나 품질을 앞세우는 것보다 소비자가 가진 감정이나 기억을 자극하는 것을 감성 소구라고 합니다. 기능이 좋다, 품질이 뛰어나다는 이성적인 설득보다, 브랜드를 씀으로써 얻는 감정으로 설득하는 것이죠어머니의 손맛, 고향의 맛, 이 둘 중 하나라도 모르고 자란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광고는 그것을 일깨워 줄 수 있는 것이 다시다라고 전략적으로 그리고 13년이란 시간 동안 줄곧 일관적으로 어필한 것이죠.




최근에 볼 수 있는 장기캠페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하늘하늘 바람에 날리는 흰 원피스와 코발트 빛 푸른 하늘. 바로 포카리스웨트입니다. ‘나나나나 나나 나나~’로 시작하는 광고 CM은 이미 많이 익숙할 겁니다

내에는 1987년 동아오츠카에서 출시되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젊은 여성모델을 기용했습니다만, 초기 광고에는 음료의 기능에 대한 어필을 의식해야만 했습니다. 이유는 같은 해, 국내시장에 등판한 라이벌, ‘게토레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에서야 이온음료 시장은 게토레이와 포카리스웨트의 틈새 없는 2강 체제로 굳혀졌지만, 90년대 후반까지 이 둘의 광고는 기능에 대한 각축전을 벌입니다. 정확히는 누가 더 갈증 해소에 좋은지를 놓고 말입니다그러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포카리스웨트가 다른 카드를 꺼냅니다. 당시 신예 배우 손예진을 기용한 광고 캠페인은 줄곧 15년 내리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 몸에 흐르는 이온 포카리스웨트"(2001, 동아오츠카)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청순한 여성을 모델을 기용함으로써, 맑고 순수한 이온음료라는 이미지로의 연결이 가능해졌고, 동시에 인지도까지 제고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입니다. 이제는 해마다 포카리 스웨트모델이 누가 될지도 관심사가 될 정도니 말 다했습니다. 리스크가 제법 있었던 시도였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많았다고 할까요. 동아오츠카는 때에 맞게 시각을 잘 전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이온음료에 대해 대충은 아니까, 이제 우리 브랜드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었을 것 같습니다.


15년째의 캠페인 광고를 이어가는 포카리스웨트 광고(2014, 동아오츠카)


주목할 점은 이 컨셉의 브랜드를 10년 넘게 끌고 왔다는 점입니다. 2001년 이후로, 거의 매년 이 컨셉의 광고가 집필되는데요. 광고주 생각에는 다른 획기적인 컨셉의 욕심이 났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광고는 인식과 기억의 문제입니다.
이수원 씨의 [1등 기업의 광고, 2등 기업의 광고]에서 브랜드의 방향을 이렇게 말합니다.

브랜드는 선명한 이미지가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가 좌충우돌, 우왕좌왕한다면  
과연 누가 그 브랜드를 내 것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포카리스웨트는 선명하게 소비자에게 기억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15년의 광고를 남긴 것이지요. 수익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그 장기적인 투자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다양한 세대가 공통적으로 하나의 이미지로 기억할 수 있기에 더 많은 고객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당도 오래된 단골집에 발길이 더 갑니다. 브랜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신뢰가 쌓여야 하고, 간절한 이미지 어필이 필요합니다. 믿고 쓰기 위해서는 그만한 품질이 밑바탕이 되고, 소비자가 그것을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죠. 앞서 말한 브랜드들은 10년을 넘게 일관성으로 지켜왔기에 오늘의 브랜드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만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우리 각자를 고유의 브랜드들로 놓고 본다면, 그 브랜드를 일관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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