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청년실업’
어김없이 뉴스에선 청년실업과 취업난,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사람들은 청년문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한 마디씩 거든다.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어. 공부만 해서 쯧쯧’부터 ‘다 우리의 책임이다. 미안하다 흑흑’까지 모두 저마다의 청년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경제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가만히 듣고 보니, 지금 나의 모습은 매스컴에서 다루어지는 청년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취준생/6년만에 대졸/대학나온 고급인력이라는데 공부와 책상에서 하는 오피스 워크 말곤 할 줄 아는 능력 없음/돈도 집도 없어 다시 부모님 집/아슬아슬한 스펙 등등. 다 말하려 하니 구차해진다. 내 처지 말고도 다양한 청년들의 모습이 있음에도 청년실업문제를 정형화시킨 뉴스들이 계속 전달된다. 주류 언론을 챙겨보시는 우리 부모님은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나를 계속 비교하며 한숨을 푸욱 푸욱 쉰다.

뉴스에선 41만명이 나와 비슷한 상황이란다. 어떻게든 취업시키면 청년문제가 다 해결될 것처럼 모든 정책과 연구들은 청년과 청춘을 연관 지어 이슈를 생성한다. 다들 ‘청년/청춘’이르는 틀을 고루하게 만들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또, ‘대기업 취업의 문을 열어주면 되고, 창업을 할 수 있으면 된다.’는 식으로 거짓정답일지도 모르는 기존의 방법들에 헛된 희망만을 심어주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누군가 날 청년이라고 규정하고 우리가 무기력하고 힘든 존재로만 만드는 것 같은 누군가의 생각들이 기분 나쁘다. 다들 스물다섯 살이 경제적 노동력으로서 한창이라고 하지만, 나는 무기력한 25살을 보내고 있다. 매스컴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되는 청년에 관한 이야기에 ㅆ 욕하고 싶었고 순간 욱하기도 한다.

 

‘국민여러분, 경제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커가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국민여러분, 경제가 어렵습니다.’라는 말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계속 어렵고 힘겨운 삶을 조장하는 경제가 회복되길 바라고 각자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는 것이 최우선일까? 시장경제와 자본주의경제 속의 삶을 살아왔던 우리에겐 어쩔 수 없이 경제가 나아지길 바라며, 당장 안정적이고 돈을 적당히 주며 익숙한 공간을 찾아서 사는 것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여기서 하나 묻고 싶다. ‘과연 지금의 경제가 나아질까요?’ 라고. 경제상황과 청년실업문제가 마치 정답을 찾는 듯이 일정한 형태의 정책과 수단들로 귀결되는 모습을 계속적으로 봐왔다. 투자나 개발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누구에게도 동의 받지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 현실성 없는 경제학원론법칙들처럼 그저 경제가 나와 내 친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모습을 한정시키고 경제 안에서 갇혀서 살 수 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타의적 백조생활’
나는 사회에서 노동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지금까지 뒤처지지 않으려 공부하고 남들 하는 대로 하기 위한 삶을 살려했던 것 같다. 계속 ‘잘 하고 있는 거야’라고 자기위안을 할 수 있는 형식적 생각을 하고 합리화해왔던 것 같다. 현명하게 살기 위해 어떻게든 사회가 요구하는 틀 안에 나를 구겨 넣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점점 내 모습을 잃어가고 세상이 원하는 모습이 되어가고 누군가가 정해준 메시지가 담긴 뉴스 속 이야기를 똑같이 하고 있었다. 백조가 되고 나니 극도의 스트레스와 미운 25살의 삐딱함으로 인해서 인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방식과 믿어왔던 경제에 회의감이 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도 청년에 대한 우울한 이야기를 듣고는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돼서 일거야. 언젠가는 기회는 올 거야.’라고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지만, 결국 나는 세계경제와 나라경제가 어렵기에 선택받지 못한 타의적 백조생활이었다. 주류경제에서 백조인 내 상황은 어렵고, 경제회복은 나아갈 곳이 없어 보이기에 기다리는 것도 대책 없이 보인다.

 

그래서 나는 백조생활이 익숙해진 시기에 하나 결심을 했다.

어차피 힘들 거라면 타의적 백조생활이 아니라 ‘자발적 백조인생을 살기’로 했다.

‘자발적 백조’로서 경제와 사회를 삐딱하게 바라보고 다른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다음 편에는 자발적 백조인생의 주제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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